캄보디아 선교 (2)

거기 있는 동안 학생들 중 경조사가 있었다. 하나는 웨딩소식이다. 와나라는 여학생이 싱가폴 남자와 약혼하고 결혼한 일이다. 일년 전 그 곳에 갔을 때 내 오른 발 엄지발톱이 속을 파고들어 손톱깎이를 빌리려하자 선뜻 자신의 것을 가져와 깎아 주겠다고 친절을 베푼 일 때문에 리브가처럼 자상한 마음을 가진 학생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좋은 신랑감을 만나게 되리라고 생각했는데 현실화된 것이다. 눈망울도 크고 성격도 활달하고 자상하다는 인상을 갖고 있었는데 정말 좋은 신랑을 만나 싱가폴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캄보디아의 광관명소인 깜퐁사옴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오고 비원이란 한인식당에 교수들을 초대하여 대접했다. 주님이 귀하게 쓰는 가정이 되기를 축원했다.

또 다른 소식은 셜리란 필리핀 여학생이 본국에 계신 어머니의 병문안 가서 임종까지 보고 온 일이다. 알고보니 돈 200불이 없어 위독한 엄마에게 가보지 못하다가 어떤 교수님의 배려로 가서 어머니에게 예수를 믿도록 전도하고 마지막을 지켜 보았다는 감동된 일이다. 미국으로 떠나는 날 돌아온 그녀를 만나 위로했다. 어디서나 슬픔의 일은 계속되는가 보다. 살아있을 때 주를 위해 사는 것만이 복됨을 다시 느낀다. 죽은 사자 보다 산 개가 더 낫다는 전도자의 잠언은 살아있을 때 주어진 기회를 소중하게 여기라는 권면일 것이다. 먹으나 마시나 무슨 일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는 사도의 깨달음과 통하는 말씀이다.

또 다른 소식은 놈 네임이란 학생의 아내가 아들을 순산한 일이다. 탁리 원장이 운영하는 제일 병원에 가서 정상 분만하고 무사이 돌아왔다는 소식이다. 여전히 김현목사님의 가정이 학생들을 위해 숨은 사랑과 열정을 쏟고 있는 것을 보고 너무 감사했다. 장질부사, 이질, 댕기열과 같은 증상이 생기면 즉각 병원응급실로 옮겨 치료하는 것을 여러 차례 보았다.

항상 빈곤한 나라의 열대기후 때문에 일어나는 자질구레한 병에서 벗어 날 수 있어 일단 안심이다. 만일 나 같은 사람에게 댕기 열이 생기면 정말 위험수준이 될 것이다. 댕기열이란 세계에서 가장 위급한 질병 곧, 말라리아, 신종플루 그리고 에이즈 같은 수준급의 치명적 질병 중 하나이다. 모기가 옮기는 댕기열은 100도 이상 되는 고온이 계속되기 때문에 잘못하면 병명을 조사하다가 죽는다고 한다. 그러나 그곳에는 댕기열을 보면 즉시 알아 순서대로 치료하면 완치할 수 있다고 한다. 마켙과 식당에 파리들이 들끓고 있는 것이 마치 먼 옛날 우리 한국의 동대문시장, 수산시장, 영등포 시장 같은 분위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어떤 곳에는 호수 물에 목욕하고 빨래하고 그릇 씻고 밥물로 쓰고 또 거기에 화장실 처럼 온갖 오물을 버린다고 한다. 식수문제가 어서 해결되어야만 이들의 평균연령이 많이 높아질 것이다. 과거의 43세가 74세로 뛴 것은 감사한 일이다.

슬픔과 웃음을 넘나드는 하나님의 섭리는 곤고와 형통을 병형케 하심으로 하나님만 신뢰하고 하나님의 손길만을 겸손히 붙잡게 하시는 것이리라. 가진 돈이 별로 없지만 각각 20불씩을 선물하면서 그들의 장래가 말씀 안에 거하기를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