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림의 영광 속에 나타난 모세와 엘리야가 그리스도와 대화하는 변화산 사건은 자기백성의 구원 역사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왜 그런가?
첫째, 그들의 대화의 주제가 그리스도의 죽음이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모세와 엘리야의 모든 사역이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을 중심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모세가 전한 가르침과 예언은 그리스도의 죽음을 은근히 알리는 상징주의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홍해를 건너는 기적도 구약백성의 세례받음이며 광야의 목마름을 해결한 생수가 나온 반석도 그리스도로 해석되며 광야의 놋뱀도 십자가에 죽으신 그리스도의 죽음을 가리킨다고 주님이 친히 해석하셨기 때문이다. 또한 엘리야의 사역 역시 그리스도 죽음 후 오순절에 임하신 성령의 부으심을 보여주는 그림자이다. 모두 그리스도의 죽으심을 빼고 그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그래서 주님은 율법(선지자 포함)은 모세로, 은혜는 예수 그리스도로 나온 것을 대비하여 설명하신 것이다. 그들의 말과 행동과 사건에 그리스도는 항상 일하셨고 그의 죽음이 언제나 모든 사건들의 중심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원수와의 대결로 하나님만이 참 신이심을 만 천하에 나타내었기 때문이다. 모세는 애굽에서 바로를, 광야에서 이방신들을 상대로 대결을 벌임으로 우상의 무력함을 드러내고 여호와만이 참 신이심을 나타내었다. 이것이 모세의 주된 관심사였다. 엘리야 역시 갈멜산 대결로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보였다. 이것이 모두 그리스도만이 유일한 주되심을 나타내는 수많은 증거들과 연결된다. 그러므로 신자의 모든 삶은 오직 그리스도만이 참 하나님되심을 나타내는 전쟁을 치르는 것이다.
셋째, 모세와 엘리야의 자기 부인을 보았기 때문이다. 모세가 호렙산에 부름받은 때 자기의 무력함을 고백한 것은 구원역사의 도구로서 매우 필요한 태도였다. 이 점은 엘리야에게 더 뚜렷이 나타났다. 이세벨의 죽이려는 경고 앞에 두려워하여 도망가 로뎀나무 아래서 죽기를 구하는 불의 사자, 엘리야의 연약한 모습을 보인 것은 하나님이 일하시는 자기 무능을 깨닫고 자아가 부인된 심령임을 보여주었다. 복음 안에서 이 원리가 계속, 더 선명히 나타난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넷째, 모세와 엘리야의 호렙산 경험이 일치하기 때문이다. 엘리야가 호렙산 동굴에서 하나님을 향해 섰을 때 폭풍, 지진, 불이 지나간 현상은 모세가 시내산에서 경험한 하나님의 임재와 같은 체험이었다. 이 둘은 모두 하나님의 현현을 체험한 것이다. 그 후 세미한 음성을 듣고 사명을 받은 것은 모세가 언약 백성의 기초인 십계명과 율법을 받는 것과 통한다. 둘 다 사명에 충성된 종들이었다.
마지막, 그리스도 권위의 모형이었기 때문이다. 모세가 여호수아에게 권위를 계승한 것이나 엘리야가 엘리사에게 한 것은 장차 이루어질 유일한 구원자 예수님이 세례요한(엘리야)을 통해 권위를 받아 구속을 이루는 것으로 완성되었다. 모세가 여호수아로 엘리야가 엘리사로 연결되는 일은 하나님 나라의 겸손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겨냥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리스도의 죽으심은 만유 가운데 우뚝 서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