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선교 (5)

배 타고 강 건너 어떤 마을에 전도하러 가는 중 논바닥에서 지금초(地錦草)를 발견했다. 물을 피해 마른 땅을 밟고 가려고 양골이 학생의 손을 잡고 건너는 중 발견한 것이다. 지금초란 모든 균과 곰팡이를 죽이고 심지어 암 세포까지 골라 죽인다는 정보를 알고 필요할 때 부지런히 이용하여 도움을 받은 풀로 더운 지방에서만 나는 약초이다. 한의학을 시작한 동기가 자가 치료를 위한 것인데 많이 회복되자, 욕심이 생겨 남을 도울 명목으로 1년 반이나 다녔다. 그 때 본초학이라 하여 약초 300여종을 외우고 시험 치는 일로 어느 정도 숙달되어 있는 터라 어디를 가든 약초 찾는 습관이 생겼다. 비단풀이 거기에 나는 것을 보고 어려움 당하는 사람들에게 이용하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알아야 사용하고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그리스도는 모두 일의 열쇠인데 그를 모르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이미 우리 신학생들이 토요일과 주일 오후마다 찾아가 아이들에게 율동도 가르치고 성경도 암송시킨다. 3가정을 보게 했다. 50가구 모여 사는 동네에 믿는 사람은 단지 3사람이란다. 그들을 만나 전도할 기회를 찾았다. 한 분은 담배를 피우고 있었고 그의 아들은 술에 취해 있었고 그의 아내와 손녀는 야자를 부수어 코코넛을 채취하고 있었다. 매티유 학생의 통역으로 그들에게 복음을 확인하고 영접시키려 했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선뜻 마음을 내 주지 않는 그들을 보며 과거 한국과 미국에서 전도하던 생각이 떠올랐다. 불교 나라라 마음이 착하여 쉽게 전도할 수 있을 것처럼 생각하면 오산이다. 다른 두 가정도 모두 그러했다. 나는 밥값도 못했다는 생각을 하며 돌아왔다. 폴 포트 정권에 120만이 학살을 당해서 마음을 잘 주지 않는 말이 일리가 있었다. 지혜로운 전도 전략과 성령의 강력한 역사를 사모할 필요성을 느꼈다. 여전히 물품공세보다 말씀이 그들에게 필요했다. 다른 마을은 한국 선교사 부부가 은혜 받고 무작정 캄보디아에 와 음악을 이용하여 정기적으로 방문하며 전도하는 곳이다. 40여명 모여 그림을 그려가며 복음을 전하고 찬송을 가르쳤다. 학생들이 거의 다 맨발로 나와 열심히 말씀을 들었다. 머리와 옷을 보니 세수, 세탁 한번 안한 사람처럼 떼가 꼈으나 눈동자만큼은 새 것을 사모하는 듯 반짝거렸다. 우리 하나님이 긍휼히 여기어 이 귀신의 나라에 일곱 영이신 성령을 보내 새로운 일을 시작하심이 드러난 것이다. 주여, 성령의 단비를 이 땅에 부으소서. 지 교회 하나 설립하려면 당장 땅 사는데 10000불 교회 건물은 5000여불 든다 한다. 문제는 이들을 계속 관리할 교역자 지원이다. 한 달에 생활비만 150불 생각해야하니 그것도 만만찮은 프로젝트이었다.

그 다음 전도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전하는 곳이었다. 한 중국 목사님의 가정에 도착한 중국신학생들은 그의 인도로 마켓 전도를 간다는 것이다. 용달차 같은 오토바이가 끄는 뚝뚝이를 타고 시장 속에 들어가 걸어 다니면서 복음을 전하는 일이다. 오랜만에 걸어 운동이 부족한 터라 뻣뻣한 다리로 그곳을 한 2시간가량 헤맸다. 중국 사람들을 골라 전도하는 일로, 그들을 찾기가 쉽지 않아 영어 좀 하는 사람들을 만나 수소문하여 중국 사람을 찾아 전도했다. 사탕수수를 갈아 단물을 파는 한 여자 분은 매우 감사하며 복음을 잘 받았다. 얼굴이 무척 밝았고 이름도 적었다. 과거에 내가 하는 방식대로 전도하자 땀을 좀 흘렸어도 마음이 너무 좋았다. 무엇보다 그냥 지나치는 크메르 사람들에게 전할 기회를 놓친 아쉬움을 가지면서 속히 전도전략을 세울 필요성을 느꼈다. 집에 돌아와 3종류의 전도전략을 구상하면서 하나님이 지혜주시기를 구하였다. 복음의 지금초를 적절하게 사용하여 영적으로 어두운 이 나라에 성령의 복음화가 일어나기를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