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선교보고(2)

7-8월 우기를 지난 10월 건기는 활동하기가 좀 더 좋다고 한다. 도착하자마자 내린 비는 하루 한번 꼴 정도 내린 것 같다. 비가 오면 웅덩이에 물이 채워져 여기 저기 물에 잠긴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볼 수 있다. 시내에는 교통대란이 일어난다. 다음 월요일 아침에 뚝뚝이를 타고 시내를 간 일이 있는데 물난리에 아랑곳하지 않고 장사하고 이리저리 달리는 분주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비가 온 웅덩이에 낚시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잡은 민물고기와 개구리가 제법 큰 것들도 눈에 띄었다. 놈넴이란 학생이 생각났다. 금년 2월에 왔을 때 어린 딸과 아내와 같이 학교 근처에 살면서 학교를 다니는데, 학교 앞 저수지에서 고기를 잡은 일이 있었다. 무엇을 잡느냐 하니까? 멸치 같은 물고기를 잡아 반찬을 한다고 대답했는데 이번에는 그가 보이지 않았다. 결핵에 걸려 고향으로 돌아갔다는 말을 들을 때 가난한 나라에 흔히 생기는 질병의 고통을 생각하며 마음이 아팠다. 작년에 아이 출산 축하금으로 20불 주었는데 금년 2월에는 내 주변을 서성거렸지만 그에게 아무것도 주지 못하여 마음에 걸렸다.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의료에 도움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이곳 학생들의 건강을 돌보는 것도 선교 사역의 큰 분야임을 생각해 보았다. 마을 두 곳에 가서 예배를 드리면서 보니 생활이 열악하여 부엌이 아예 없고 그릇 몇 개만 덮어 놓은 것을 보았다. 왜 그렇게 아픈 사람이 많은지 조금만 도와주면 도움을 얻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기가 많아서인지 습병, 감기, 열병, 위장병 그리고 부인병이 많았다. 증상을 듣고 보니 내가 배운 민간요법을 잘만 사용해도 도움을 받을 것 같아 초란을 만들어 먹게 했다. 먼저 교수 식당에 항상 노니(Noni)와 초란, 애플 식초(Apple Cider Vinegar)를 준비하여 조금씩 복용하게 했다. 역시 그곳에는 식초요법만큼 좋은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피터라는 학생의 당뇨 증세도 이렇게 치료하도록 권하여 만들어 주었더니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이곳에는 최첨단 과학을 동원한 치료도 필요하지만 그들 생활에 쉽게 구하여 만들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민간요법이 더 필요한 것을 생각하고 다음에 내가 배운 지식과 임상경험을 따라 몇 가지 약재를 가지고 와서 도움을 주어야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계란 10개, 식초 1.8 리터는 값이 싸지만 그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가 있을 것이다. 이런 일에 열심을 갖는 것은 그들 심령에 복음을 심는 것이지 주객이 바꾸어질 수는 없다. 몸이 건강해야만 공부도 잘하게 되고 계속 사역에 활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물 문제만 도와주어도 큰 선교사역에 기여한다. 학생전도현장에는 오염된 물을 먹어 생기는 병이 많다. 그래서 정수기를 보내는 운동도 대단한 선교사역의 아이템이다. 금년 초에 오염된 강물을 마시는 삼볼 목사님께 드린 정수기로 많은 도움을 받아 친히 찾아와 “어꾼(감사합니다)”이란 말을 듣고 정말 그들에게 필요한 아이템 중 하나로 생각해 보았다. 특히 그 나라에서 나오는 노니는 미국에서는 고급 약재에 속한다. 그것을 이용하면 그들의 질병을 많이 치료하고 생활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간염에 걸린 한 학생에게 노니를 계속 복용하도록 권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일반은총을 풍성하게 주신 주님을 찬양하고 싶다. 가난하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하나님의 풍성한 자비는 숨겨져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