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을 거니시는 여호와의 음성

일반적으로 창세기2장 8절을 범죄한 인생을 찾아오신 하나님의 부드러운 사랑의 손길로 해석하기를 좋아한다. 그러나 원문의 관찰에 의하면 정 반대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부드러운 소리가 아니라 싸이렌 같은 소리라는 말이다. (콜이라는 히브리어가 그런 의미이다- Dr. Klein) 그렇다면 죄를 범한 아담 하와에게 하나님은 심판자의 모습으로 찾아오신 것이다. “죄는 하나님의 맹렬한 진노의 심판을 받는다”는 사실을 보이는 두려운 음성으로 찾아오신 것이다.

진정한 구원은 심판의 배경을 띄고 나타난다. 죄로 인한 죽음과 형벌의 두려움이 있는 곳에 구원의 손이 뻗쳐지는 것이다. 행위언약을 파괴한 인간에게 책임을 물으시는 것이다. 이것은 언약을 파기한 죄인은 이렇게 심판한다는 최종 심판을 알리는 전주곡이었다. 은혜를 주시고 사랑으로 찾아오신 주님이 배은망덕한 인간 앞에 심판주로 나타나셨다.

그리고 날이 “서늘할 때에 동산을 거니시는 하나님”이라고 했는데 여기 “서늘할 때”란 말은 산들바람이 부는 환경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성령 안에서 하나님이 강림하셨다는 뜻이다. 성령 하나님의 임재가 심판의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다. 우리는 “성령의 그 날에 여호와 하나님의 심판의 소리로 찾아오셨다”는 말로 바꾸어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아담과 하와는 두려워하여 숨은 것이다.

이것은 이미 창1:2절에 임하였던 여호와 신의 임재와 동일한 맥락에서 보아야 한다. 그때는 구원의 성령으로 나타나셨지만 여기서는 심판의 성령으로 나타나셨다. 이것은 장차 오순절에 임할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성령 강림”의 심판 성격을 예견한 것이다.

이처럼 에덴동산의 성령 역사는 하나님의 경륜을 이루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셨음을 보인다. 심판과 구원의 역사는 여호와의 신의 적용적 사역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완성된 구원도 성령의 전적 사역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정말 성령은 이 세상에 오셔서 의에 대하여, 죄에 대하여, 심판에 대하여 세상을 책망하신다. 우리 가운데 거하시는 영광의 성령을 늘 바라보며 살아가는 자만이 하나님의 형상을 이루게 될 것이다.

“우리가 다 수건을 벗은 얼굴로 거울을 보는 것 같이 주의 영광을 보매 저와 같은 형상으로 화하여 영광으로 영광에 이르니 곧 주의 영으로 말미암음이니라 (고후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