껌플라우어

캄보디아의 아침은 싱그러움으로 채워진다. 교수 기숙사 3층에서 내려다 보이는 연못 위에 떠 다니는 수초, 컴플라우을 볼 땐 더욱 그리하다. 내가 5년전에 올 때는 그냥 웅덩이로만 있던 곳이 어느 사이에 학교 면적보다 더 넓고 큰 연못이 되어 버렸다. 학교 교정 담 넘어로 시작되는 그 물을 가까이 가 보면 온갖 오물들로 이루어져 냄새나고 더럽지만 여기서 내려다 볼 때 그 못은 아침마다 자신의 아이덴티를 자랑하듯 나로 주목하게 한다. 학생들도 간혹 그 물가를 자주 찾아 시험 공부도 하고 키타도 치고 노래도 하고 장난도 한다. 바람이 부는 날 비가 오는 날은 여지없이 그 수초 무더기가 물 위에 그림을 그리듯이 나타난다. 때로는 하늘 구름 모습, 때로는 마을 골목길 모습, 때론 밀림지대, 오리떼들이 부지런히 그 곁에서 무엇인가 열심히 먹는다. 이 수초는 초록 색을 띄었으나 간혹 그 속에서 두루미 목 같이 긴 대롱 끝에 분홍색깔의 꽃을 피운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그것을 잘라 식용으로 쓴다고도 한다. 아침마다 내게 주는 변화된 수초의 움직임은 한날의 삶을 생각케 하는 자연은총 중 하나가 되어 버렸다.인생이 무엇인가? 보통 70이요 강건하면 80이라고 한 일기가 잠깐 있다 사라지는 들의 꽃과 같은 것이다.
하나님의 종으로 부름받은 나는 날로 새로움을 느끼며 살아가야한다. 그리스도 안에서 겉은 후패하나 우리의 속이 날로 새롭다 고 하는 바울 고백처럼, 나를 지으신 창조자에게 컴플라우와 같은 자태로 하나님을 기쁘시게해야 한다. 때로는 홀로, 때로는 공동체로 아름다운 걸작을 이루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야한다. 이것이 내가 날마다 살필 일이다. 잠깐 있다가 사라지는 수초도 창조자를 기쁘게하는데 나는 날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하나님을 얼마나 기쁘게 하나? 껌플라우보다 못한 삶을 살아가는 자신을 볼 때 부끄럽다. 오늘도 이러저리 부는 바람따라 그 흐름을 타지만 여전히 하나님의 손은 나를 통해 아름다운 작품을 만드셔서 영광을 받으실 것이다. 나의 제일의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일이고 그를 영원히 즐기는 삶이어야한다. (고전10:31)  (4/16/2013)